3만원이지만 30만원의 값어치를 하는 게임이다 이거 안하면 인생절반 손해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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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 UBW 루트는 상당한 명작 보면서 정말 재밌었고 생각도 많이 들음 주제 때문에 여운도 상당히 남는 듯 그냥 순수하게 글을 정말 정말 잘 써서 읽는 게 즐거웠음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매우 만족함 단!!! HF 루트는 희대의 졸작 안 하는 게 나음 뭘 말하고 싶은 건지 하나도 모르겠고 분량은 쓸데없이 존나 길고 재미는 하나도 없고 그냥 잘못 만듦 진짜 한 줄이면 될 말을 무슨 1시간 가까이 설명한다 HF에 허비한 나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 의미가 없는 단어의 나열로 이루어진 지루한 설명 50% 요리하기 + 밥 먹기 45% 싸우기 5% 이 게임을 하게 된다면 HF 루트는 절!대! 게임으로 하지 마세요 한줄평: HF 시나리오가 재미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재미없었다”는 말조차 너무 많은 것을 생략한다. 재미가 없다는 것은 적어도 재미가 존재해야 할 자리에 무엇인가가 놓여 있었고, 그 무엇이 기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뜻일 텐데, HF는 때때로 그 기대라는 물체 자체를 손에 쥐기도 전에 증발시켜 버린다. 감정은 폭발해야 할 타이밍에 설명이 되고, 비극은 응시해야 할 순간에 반복이 되며, 인물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세계를 흔드는 대신 이미 정해진 궤도를 따라 무거운 대사를 운반한다. 마치 운명이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쓴 나머지 정작 운명이 왜 무서운지 잊어버린 이야기처럼. 물론 어둡다. 진지하다. 상처도 많고 피도 많이 난다. 하지만 어둠이 깊다고 해서 자동으로 깊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밤이 길다고 해서 새벽이 감동적인 것도 아니다. HF가 보여주는 고통은 분명히 크다. 다만 그 고통이 인물을 변화시키는 힘이라기보다, 관객에게 “지금 이것은 아주 심각합니다”라고 알려 주는 배경음처럼 느껴질 때가 너무 많다. 슬퍼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유는 넘친다. 넘쳐서 문제다. 한 방울의 비극이 심장에 떨어져 동심원을 만들기 전에, 다음 비극과 다음 설정과 다음 선언이 그 수면을 마구 두드려 버린다. 그래서 끝에 남는 것은 처절함이 아니라 피로다. 사랑과 구원과 죄와 선택이라는 거대한 단어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은 비어 있다. 이건 아마도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상처에 이름을 붙이고, 모든 선택에 우주의 무게를 달고, 모든 감정에 최후의 심판을 선고하려 했기 때문에.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거대한 말 앞에서 언제나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단 한 번의 망설임, 대답하지 못한 한 문장, 닿지 못한 손끝이 세계의 멸망보다 더 아프다. HF는 너무 크게 울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울음소리의 크기는 기억하지만, 왜 함께 울어야 했는지는 끝내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