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 장르적 한계일까? [/h1] 초반의 지루함을 인내하며 플레이 하는 게임들이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은 결이 다르다.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흥미로운 구간이 찾아오고, 나도 모르게 몰입하는 순간도 생긴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는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 자체가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그건 전혀 별개의 문제다. 분명 선택지와 분기라는 요소는 매력적이지만, QTE 액션과 대사 고르기 중심으로만 흘러가는 진행 방식은 내내 지루하게 다가온다. [h3] 진부한 이야기를 이끄는 영리한 연출과 비주얼 [/h3] 이 게임에서 다루는 안드로이드의 인권이나 인간성에 대한 고찰은 솔직히 진부하고 얄팍하다. 반전이나 신선함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너무 예상대로만 흘러가서 김이 빠진다. 맛있는 클리셰라기보다는 뻔한 클리셰에 가깝다. 다만, 미래 세계관을 흥미롭게 시각화한 디테일과 이를 뒷받침하는 세련된 연출이 단점을 교묘히 가려준다. 스토리 자체는 뻔할지언정 이를 보여주는 방식이 영리하다 보니, 플레이하는 동안 몰입감이 깨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극에 빠져들게 만든다. [h3] 직관적이지 못한 선택지 [/h3] 장르적 특성상 선택에 의한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끔 중요한 대목에서 지나치게 축약하거나 모호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선택지에 달랑 '분노'라는 두 글자만 띄워주는 식이다. 인간의 악행에 분노하라는 건지, 평화적인 시위를 망치는 동료에게 분노하라는 건지 알 길이 없다. 혹은 '이성적', '냉소적', '안정적', '방어적'처럼 모호하고 비슷한 느낌의 선택지만 나열되기도 한다. 이렇듯 선택지의 의도가 불분명하다 보니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돌출 행동이 튀어나오고, 그럴 때마다 당혹감을 느낀다. [h3] 기름을 붓는 최적화 [/h3] 솔직히 화면을 보면서 버튼 몇 개 누르고 선택지를 고르는 게 전부인 장르 아닌가. 그렇다면 최소한 '보는 맛'이라도 완벽히 챙겼어야 했는데 최적화가 너무나도 아쉽다. 한두 번이라면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중요한 장면에서도 화면이 뚝뚝 끊기다 보니 그야말로 엄청난 방해요소다. [h3] 그럼에도 엔딩까지 [/h3] 이 모든 장르적인 불호와 단점에도 불구하고, 끝내 패드를 놓지 못하게 만든 원동력이 있다. 바로 환상적인 분기 시스템이다. 내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나비효과가 되어 전체 흐름을 바꾸는 분기 시스템만큼은 정말 인상적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직후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마음속에 깊게 남았을 정도다. [hr] [/hr] 결국 처음에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 본다. [b] "장르적 한계일까?" [/b] 내 결론은 '반반'이다. 어쨌든 이 모든 단점을 이겨내고 끝을 보게 만든 힘은 있다. 하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올라오는 '지루함'이라는 감정만큼은 끝내 지워지지 않는다. 당분간은 이런 장르의 게임을 먼저 찾아서 플레이할 것 같지는 않다. 역시 내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니까. [b] 그래도 내 선택으로 스토리가 완전히 뒤바뀌는 정교한 '분기 시스템'의 극치를 맛보고 싶다면, 직접 경험해 보길 강력하게 권한다. [/b]
선택지 다양한 척 하면서 결국 개발진 사상대로 플레이 하지 않으면 무조건 엔딩 좋은 꼴 못 봄 분기점은 많지만 스토리나 결말, 연출적으로 선택의 대한 강요가 없지 않아 있는 듯 해서 조금 불쾌했습니다 만약 본인이 게임이 추구하는 사상과 들어맞는 성향이라면 만족스럽게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